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



-오랫만에 다시 애니보는 중입니다. 보는 애니는 무려 돌아가는 펭귄 드럼!

-지금 11화까지 보았습니다만, 동생놈 때문에 이미 24화까지 네타 다 당했습니다(......) 저는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다 종합하여 보았을 때, 빠심 보정까지 다 넣어도 그렇게까지 '잘 만들었다'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스토리의 구성, 플룻 등등 솔직히 좋지 않습니다. 스토리는 논리적이라기 보다는 그때 그때 당시의 케릭터의 생각을 다루고, 떡밥은 너무 많이 던져대며, 뜬금없이 나오는 이미지의 향연은 사람을 지치게 만듭니다. 제가 보았을 때는 이쿠하라 감독이 '내가 여태까지 구상한최고의 작품을 만들겠다!'라는 느낌으로 만든 작품 같더군요. 보통 이런 작품들은 걸작이 되던가, 괴작이 되던가 둘중 하나가 되는데 펭귄드럼의 경우에는 괴작쪽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펭귄드럼은 괴작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아쉬운 작품입니다. 분명하게 욕심이나 노리는 점은 보이는데, 그 욕심을 덜냈으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는게 뻔히 보이는 작품이죠. 일단 아쉬운 부분을 제외하고 논하자면, 펭귄드럼의 미덕은 정밀하게 짜여진 이미지의 향연입니다. 운명과 정해진 선로를 달리는 지하철 등의 메타포, 성적인 이미지들을 다루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밀함, 심각함과 개그의 미묘한 벨런스 등등 펭귄드럼은 여러측면에서 상당히 공을 들인 모습이 보입니다.

물론 이야기가 상당히 비논리적이면서 이해하기 힘들다는 점을 빼면 말이죠.

-이야기는 결말까지 알고 있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서 떡밥 자체는 '나름대로' 회수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보고 있는 11화 시점에서는 상당히 '?'스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보통 제가 싫어하는 케릭터들이 '설정'이 앞서고 그 케릭터의 자라온 과정이나 환경이 뒤로 밀리는 케이스(대표적으로 마마마의 경우, 설정을 먼저 만들어놓고 거기에 케릭터를 짜맞춘 분위기가 역력하죠)인데, 팽귄드럼은 미묘하게 그런 케릭터들에 접근해있습니다. 특히 오기노메 링고의 경우 거의 편집증 사이코 수준에 가까울 정도를 보여주는데, 다행히 11화 시점에서는 나름대로 정신차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같은 경우 11화 시점에서 케릭터 성격이 변화하지 않았다면(물론 점점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애니 하차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외에도 감상분까지는 떡밥을 뿌려놓는 양이 너무 많아서 참 그렇더군요. 진짜 이거 다 회수할 수는 있을지...라는 생각이 들정도로요.

-간략한 픽토그램, 지하철 등의 메타포는 팽귄드럼의 인상적인 부분입니다. 엑스트라를 따로 그리지 않고 지하철 관련 표지에 나올법한 인간 모형으로 대체한점(아마도 주인공/주변인의 감정적인 분리 및 케릭터에만 집중하기 위한?), 회상을 지하철/전철의 전차가 들어오는 형식으로 묘사한 점 등은 여태까지 그 어떤 애니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비유입니다. 게다가 각 사건별로 심각한 상황과 이를 상쇄하는 가벼운 상황을 동시에 보여주거나, 뜬금없는 조합을 보여줌으로서 미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도 팽귄드럼의 미덕이더군요.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은 성묘사. 분명히 자극적이 될수도 있는 메타포도 적절한 배합으로 기묘한 분위기를 만드는데 성공하더군요. 특히 크리스탈 공주의 역탈의 장면은 누가 뭐래도 작년 최고의 명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끝까지 보면 또 달라지겠지만...아마도 결말만 봐서는 대단히 마음에 드는 작품이 될수도 있겠군요. 물론 지금까지는 '?'스러운 작품이기는 합니다만, 동생이 밀어주는걸 봐서는 또 뭔가 바뀌는 부분이 많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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