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원피스를 다시 보기 시작한 기념으로 보기 시작한 작품 '은혼'. 일단 처음으로 본 것은 몇년전에 동방에서 누군가 들고 왔을때 였습니다. 그때도 보면서 '지저분 하긴 하지만, 생각보다는 괜찮은데'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는 애니나 만화에 본격적으로 입문(?)하던 시기라 볼 생각은 하지도 않았죠. 지금이야 뭐 보고 싶은 작품은 대부분 봤고(물론 완벽하게 다 볼려면 하안차암 남았지만), 계속해서 나오는 신작들의 퀄리티가 참으로 낮은 덕분(?)도 있지만요. 


 물론 그중 최고의 일등 공신은 iPod 8기가 입니다(.....)


-기본적으로 '개그'나 '코미디'라고 하는 것은 뒷통수를 후려치는 그런 맛이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늘상 보는 것보다 뭔가 특이하고 이상한 부분에 대해서 웃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담론의 소재가 되지 못하는 성적 소재가 개그가 된다던가, 일상 생활에서 보지 못하는 바보짓이나 병신짓이 웃음을 유발하는 코드가 되죠. 은혼이 시도하는 개그는 주로 후자인데, 작품에 나오는 대부분의 인간들이 높은 병신력을 보유하고 있죠. 이런 경우, 높은 병신력을 가진 인물들의 행위만으로는 개그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그 '행위'만 등장할 시에는 그것이 '일상'이 되니까요), 여기에 태클을 걸거나 반응이 필요하게 됩니다.

 일단, 은혼 초기에는 그러한 태클이나 반응이 상당히 약하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자체의 개그가 많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지만, 그것은 극초반의 경우이고 가면 갈수록 병신짓이나 그에 대한 태클, 반응의 완성도가 많이 올라갑니다. 또한 작품은 이야기가 진행되면 될수록 각종 일본 대중문화 코드를 패러디 하는데, 이 또한 상당히 적재적소에 쓰는지라 재밌습니다. 최근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전차남' 패러디 에피소드.

-그런데도 불구하고, 작품은 진지해질 때는 상당히 진지해지는 편입니다. '진지'라기보다는, '열혈'쪽에 가깝지만요. 물론 상당히 진부한 부분이 많고, 가끔 가다가 보고 있는 자신이 쪽팔릴 정도로 낮뜨거운 대사들을 내뱉기도 하지만, 개그에서 진지한 부분으로 넘어가는 전개가 상당히 부드럽습니다. 또한 진지한 부분에서 개그를 친다던가, 몇몇 대사들은 상당히 멋있습니다. 또한 주인공인 긴토키 라는 케릭터 자체가 상당히 매력적인 케릭터이기 때문에(평상시에는 완폐아-완전 폐인 아저씨-이지만, 정신 차렸을 때는 멋진 남자) 열혈 부분도 인상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모든 케릭터들의 병신력이 일반적인 개그 만화의 평균을 상회합니다. 보고 있으면, 저 세계는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건가 싶을 정도로요;

-성적인 개그가 상당히 많던데, 어떻게 저러고도 200화 가까이 진행할 수 있었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상당히 재밌는 작품입니다. 다만, 은근히 일본어 말장난이 많기 때문에, 어느정도 만화나 애니를 보신 분께만 추천이 가능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