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게임 Life

용자여, 헬게이트 행 급행열차를 타라.






콜 오브 듀티:모던 워페어 2 국내 사건 기록(이라 쓰고 WBA 인터렉티브의 병신 짓거리라 읽는다)


1.미국 발매 일주일 전까지 국내 발매일정 미공개 후 루리웹 사람에게 대차게 까이고서는(당시 정황상, 그전까지 사전 협의도, 일정에 대해서 전혀 계획이 없던것으로 보임) 발매일정을 전세계 발매일인 11/10에서 이틀 늦춘 11/12로 확정하였다.

2.발매 일정 발표 후, WBA 인터렉티브는 근 10년 가까이 유지해왔던 콜 오브 듀티 전 시리즈 한글화 법칙을 깨고, 최초로 '한글화는 없다'를 선언. WBA 측은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엑티비전과 한글화 협상을 하였지만, 1000만장 팔리는 게임에서 고작 0.5~0.6% 팔리는 시장에 로컬라이징은 없다'고 단호히 주장하여 한글화를 포기하게 되었다"라고 변명하였으나, '도대체 교섭능력이 얼마나 병신같으면 1년동안 교섭해도 그런 꼴이 나는거냐', '어째서 로컬라이징 문제를 액티비전하고 상의하는 거냐' 등등 게이머들의 분노의 비난을 듣게 되었음.

그 결과, 한글 대사집을 게임에 끼워파는 선에서 타협(?)하였으나, 이 사건은 한국게임 유통사상 치명적인 삽질로 기억될 것임.

3.11/6 경, 모던 워페어 2 한정판 유통에 있어서 지극히 한정된 수량을 사전 예고 없이 유통. PS3/Xbox 360의 한정판 수량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동이 나게됨. 쓰잘데기 없는 다이어리를 주는 PS3 한정판보다는 라이브 골드 3개월 이용권이라는 실질적인 아이템을 주었던 Xbox 360 판은 안그래도 없는 수량이 더 빨리 없어졌다. 덕분에 사람들이 조바심을 내게 되었고, 그때 기적과도 같이 어떤 쇼핑몰에서 모던워페어 2 한정판 수량을 대거 확보하고 있다는 소식에 너도 나도 그 쇼핑몰에서 구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루리웹에서 확인된 확실한 손해액만 해도 170만원에 달하는 닉샵 사기 사건.


4.우여곡절11/12, Xbox 360, PC, PS3 플렛폼으로 발매. 발매 당시 또한 한정된 물량을 풀어서 게이머들이 게임을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함(심지어는 두번째 물량은 두 달뒤에나 풀린다는 소문이....) 특히 PC판 같은 경우에는 12일이 발매인데, 12일 저녁 6시가 지나서 국전에 물품이 도착하는 등 12일 발매인지, 13일 발매인지 유저들로 하여금 햇갈리게 만듬(참고로 PC판 언제오냐고 새벽에 일어나서 전화 문의한 사람들도 많았지....)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그리고 오늘, 모던 워페어 2와 관련된 모든 뻘짓과 병신짓의 정점을 보여주며
한국 게임 유통사상 가장 치명적이고, 가장 황당하며, 가장 어이없는 사건을 장식한 사실이 알려졌는데,



"모던 워페어 2 PC/Xbox 360 버전은 심의도 안 받은 불법 유통물품이다."



 정확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한국 영상물 심의법을 어긴 경우이지, 이것이 불법 복제품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일단 저작권과 관련해서는 엑티비전이나 해외 유통사 측과 계약 여부가 문제가 될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크게 다루어진 쟁점도 사실관계도 없으므로 적법한 경로를 거쳐서 저작물에 대한 복제 권리가 옮겨진것으로 보겠습니다(설마...이것조차 계약을 안 했다면;;) 

 아시다시피, 어떤 게임이든 간에 게임이 시장에 유통되기 위해서는 게임물 등급 심의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특히, 이부분에 대해서 게임물 등급 심의 위원회는 대단히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있고 그러한 태도를 실제 강제할만한 실제력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일전의 국내에서 유명했고 한글 서비스까지 한 해외 웹 게임인 부족전쟁과 같은 경우에는 단지 심의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서버 접속을 막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까지 하였습니다(과연 게등위에게 해외 게임물을 심의할 권한이 있는가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으나, 한국에 유통되는 게임인 만큼 어느정도 권한은 있지 않는가...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WBA 인터렉티브가 유통한 모던 워페어 2의 PC/Xbox 360 버전의 심의 일련 번호인 CC-NV-091106-001가 모던 워페어 2가 아닌 '드래곤볼 천하제일 대모험(반다이 남코 유통, Wii)'의 심의번호라는 겁니다. 심지어 게임물 등급에 대한 자료 검색 결과에도 모던 워페어 2의 심의는 PS3 버전만 이루어진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게임물 등급 위원회에서는 Xbox 360/PC 물품에 대해서 심의를 한적도,
신청을 받은 적도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와 게등위의 강경한 입장을 종합해본다면, 지금 현재 시장에 돌고 있는 Xbox 360/PC 모던 워페어 2 수량 전량이 리콜되어 폐기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안그래도 부족한 물량은 더욱이 부족하게 되겠지요. 최악의 경우는 WBA 인터렉티브의 사업 정지로 인하여 모던 워페어 2의 물량을 더이상 확보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 또한 고려대상입니다. 물론 모던 워페어 2 정도의 게임이 이런 사건으로 인해 국내에 더이상 유통되지 않을 확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WBA가 정지당하더라도 다른 회사가 그 권리를 인수하여 유통할 수는 있으니까요. 다만 그 공백기가 1~2주가 아닌 2~3개월 정도임을 감안한다면 타격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물론, 이런 사상 초유의 사태에 대해서 유저가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는 일은 거의 없을것이라 봅니다.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불법 유통물이기 때문에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게 되는 것이 아니니 걱정하지 마시길. 하지만, 이 사건은 대한민국에 이제 한줌 밖에 안남은 정품 유저들에게 큰 정신적인 충격과 잊지못할 상처를 안겨주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기가 비싼 돈 주고 구입한 정품 게임이 심의도 제대로 안 거친 게임이고 이로인해서 말썽이 생겼다면 어느 누구도 좋아하지는 않을테니까 말이죠.


 앞으로는 자신이 산 게임이 과연 심의를 거쳤는가 안 거쳤는가를 확인해보기 위해서 떨리는 마음으로 게임물 등급 심의 위원회에 전화하고 번호를 조회하는 등의 일련의 삽질 작업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너무 슬프군요. 이런 일은 전에도 없었지만, 앞으로도 없어야 할 것 입니다.